PUBLIC ART_Crea8tive Report



국공립을 비롯하여 다양한 종류와 규모의 레지던시 프로그램들이 활발히 운영되고 있는 가운데, 많은 신진작가가 이를 통해 많은 기회와 도움을 얻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최근에는 많은 레지던시 프로그램들이 작가들에게 작업환경을 제공하고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평론가 워크숍과 오픈 스튜디오, 아티스트 토크 등 다양하고 적극적인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지방에 있는 창작스튜디오의 경우, 스튜디오가 위치한 지역 및 커뮤니티와 연계하여 작가들이 새로운 창작환경에 적응하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2011년부터 창작스튜디오를 운영해 온 OCI 미술관은 해마다 입주작가 보고전을 첫 전시로 선보여 왔다. 스튜디오 공간은 인천에 있지만, 서울에 위치한 OCI미술관에서의 전시는 신진작가들에게 분명 보다 많은 관람객들을 마주하고 소통할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기회라고 할 수 있다. 올해도 마찬가지로 2015년 입주작가 8인의 그룹전 ‘Cre8tive Report’를 개최하고 있는 OCI 미술관은 이번 전시를 통해 강상우, 윤성필, 권인경, 범진용, 최수진, 박경종, 반주영, 조현익의 지난 1년간의 작업을 소개하고 있다.

오픈 공간을 통해 2층 전시공간까지 수직적으로 확장된 로비에 들어서면 전시를 알리는 커다란 8이라는 숫자가 적힌 벽에 가장 먼저 시선이 멈춘다. 8명의 작가가 가장 중심이 되는 전시이니만큼 미술관과 큐레이터가 온전하게 이들만을 위해 정성스레 준비했음을 엿볼 수 있는 공간 안쪽으로 밝고 경쾌한 회화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 전체 전시의 첫인상을 갖게 하는 첫 번째 작품을 선보이는 작가는 바로 입주 작가 중 가장 젊은 최수진이다. 과감한 붓질의 선명하고 자유로운 색채의 사용이 만들어내는 특유의 분위기는 마치 작가만의 새로운 세계와 차원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특히 유년시절의 기억과 개인적 경험에서 비롯된 일상적인 소재들을 작가 특유의 비정형적 시선으로 캔버스 위에 특별하게 풀어내는 그녀의 작품들은 그야말로 전시장 전체에 패기와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그와 함께 선보이는 범진용의 작품에서도 마찬가지로 꿈속의 이미지와 현실이 이리저리 뒤섞이고 부유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대형 캔버스 위의 어지러이 표현된 무성한 숲과 식물의 이미지는 인천 스튜디오의 주변 환경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지난 1년간 그가 속한 환경에서 느낀 심리적 에너지가 함께 투사되어 있다. 또한, 권인경의 작품 역시 작가가 본인만의 해석을 통해 재구성하고 비틀어 놓은 도시공간을 묘사하고 있어 1층 전시장에는 전반적으로 공간 전체를 아우르며 작품들을 넘나드는 감성적이고 활동적인 에너지가 흐른다.

2층 전시장의 주를 이루는 설치 작품들은 공간을 입체적으로 구성하며 배치된다. 조현익이 표현하는 성스러움과 경건함은 전시공간을 사방으로 둘러싸면서 일종의 사원과도 같은 성역을 만들어내며, 그 반대편 윤성필의 작품들은 다시 우주와 순환을 표현하는 기하학적 조형언어로 관람객의 동선을 따라 공간 속에 끊임없이 그만의 궤적을 쌓아간다. 이어진 공간에는 반주영의 거대한 관계의 장이 펼쳐지는데 이 또한 마치 계속해서 거대한 에너지가 작품을 통해 공간 속에 옮겨지는 전시의 연속적인 흐름을 엿볼 수 있다. 촘촘하게 묘사된 거대한 도시, 그리고 그 안에 유연하게 움직이는 켜켜이 쌓인 틈으로 작가가 삶의 아름다움과 그 고유의 생명력에 갖는 무한한 애정과 기대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강상우는 잊혀지지 않는 과거의 기억들을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다양한 방식으로 재해석하여 표현함으로써 개인적인 과거와 현재의 사고가 갖는 일련의 영향력과 그 사이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향수, 상실감, 애달픔, 공포 등의 반응을 탐구한다.

3층에는 애니메이션을 전공한 박경종 작가의 자유롭게 움직이는 회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실제 오브제의 질감과 형상을 극대화하여 기존 회화의 양식의 색채와 감성을 십분 활용하여 작품에 적용하고 있다. 이번 전시와 같은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한 전시의 다수는 작품의 장르와 주제, 성격이 극명하게 다른 작가들을 나열하듯 소개하는 형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번 전시에서는 각자의 색이 뚜렷하게 구분되는 8명의 작가가 같은 장소에서 1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 서로 쌓아온 교류와 기관, 큐레이터와의 신뢰와 믿음을 느낄 수 있다. 완벽하다고 하기는 어렵겠지만, 적어도 전시란 어떠한 상황에서도 단순히 새로운 작품을 나열하고 공개하는 단순한 쇼케이스가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시키는 노력과 고심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나고 있다는 점이야말로 앞으로 OCI 미술관에서 계속될 전시에 관심 갖게 되는 이유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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